우체국예금 3분기 수익률 -0.6% 선방

우체국예금, 3Q 수익률 -0.6%로 선방, 환헤지는 아쉬웠다

지난해 3분기 말까지 우정사업본부 산하 예금사업단의 누적 손실률이 -1%도 되지 않아 다른 연기금 대비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. 전체 자산 중 장부가 채권의 비중이 커 하락장에 자산 배분 전략이 빛을 발했습니다. 6일 우체국예금의 공시에 따르면 작년 연초부터 3분기 말까지 9개월 누적 운용 수익률은 -0.60%로 집계됐습니다.

 

 

국내외 주식과 채권, 대체투자로 구성된 시가 자산의 수익률은 -6.91%로 국민연금 등 다른 주요 연기금과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. 하지만 비중이 더 큰 장부가 자산의 수익률이 2.06%를 기록하며 손실을 대부분 상쇄해버렸습니다. 예금사업단의 운용자산은 장부가 자산과 시가 자산으로 구분되는데 장부가 자산의 비중이 전체의 약 4분의 3에 달합니다.

자산군별 골고루 수익률 악화

자산군별로 보면 시가 자산은 골고루 수익률이 악화했습니다. 국내주식이 -25.09%, 해외주식은 -12.35%였다. 국내채권도 -5.28%를 기록했습니다. 특히 해외채권이 -19.76%의 수익률로 20% 가까운 손실률을 기록한 것이 눈에 띄었ㅂ니다. 국민연금과 사학연금은 100% 환오픈 전략에 힘입어 작년 3분기까지 해외채권에서 6% 안팎의 누적 수익률을 달성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됩니다.

이는 우정본부가 해외채권에는 일부분만 환오픈하기 때문입니다. 우정본부는 해외채권에 대해 100% 환헤지 전략을 유지했으나 재작년부터 일부분 환오픈으로 돌아섰습니다. 해외채권의 환오픈 비중은 오는 2025년까지 대략 30% 선으로 높인다는 계획입니다. 지난해에는 해외채권 부문의 환오픈 비중이 15% 안팎까지 늘어났습니다. 해외주식은 상당 부분 환오픈으로 전환한 상태입니다.

 

 

 

 

주식 부문에선 작년 3분기 글로벌 증시가 동반 하락한 여파가 컸습니다. 코스피는 작년 3분기 -7.59%,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(S&P)500 지수는 -5.28% 떨어졌습니다.

벤치마크와 비교하면 해외자산이 크게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.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은 작년 3분기 누적 벤치마크 수익률이 각각 -8.20%와 -16.09%였습니다. 예금사업단의 자산과 비교하면 해외주식과 해외채권 모두 벤치마크를 4%포인트 안팎으로 하회한 셈입니다. 반면 국내주식은 벤치마크를 0.5%포인트가량 상회했고 국내채권은 0.1%포인트 정도 뒤처졌습니다.

장부가 자산 우정본부 핵심 안전판

이에 반해 장부가 자산은 여전히 우정본부의 핵심 안전판 역할을 했습니다. 자산군별로 보면 ▲장부가 채권 2.27% ▲대체채권 1.47% ▲금융상품 2.09% ▲단기자금 1.92%였습니다. 작년 2분기 말까지 누적 수익률과 비교해 대체채권 수익률이 약 1.5%포인트 감소한 점을 제외하면 다른 부분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.

장부가 채권은 수시로 매매하는 채권이 아니라 만기까지 보유하는 채권을 가리키는데요. '바이 앤드 홀드' 전략에 따라 포트폴리오에 담아 두는 채권으로 이자 수익이 주 수익원입니다. 우정본부는 안정적으로 운용자산을 늘려가기 위해 자산의 70% 이상을 장부가 자산에 분배하고 있습니다. 시장 환경이 좋을 땐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지만, 작년처럼 변동성 장세가 펼쳐지면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.

대체채권의 수익률이 계속 낮아지는 것은 시장 여건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. 대체채권은 구조화채권 등 전통적인 채권이 아닌 채권 상품을 총칭합니다.

예금사업단은 대체채권 부문에서 지난 5년간 꾸준히 4%대 수익률을 기록했고 작년 1분기에도 비슷한 흐름이었습니다. 하지만 2분기 들어 채권금리가 급등하면서 수익률이 3%대로 내려앉았고 3분기에는 1% 중반까지 줄어들었습니다. 장부가 자산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총 61조8천502억원인데 장부가 및 대체채권이 37조4천294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. 예금사업단의 작년 3분기 말 기준 운용 자산은 총 87조9천675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. 작년 2분기 말 대비 약 7천억원 정도 감소했습니다.